22대 국회, 기후를 말한 사람들의
진짜 성적표
반기후 97명, 표결장에 안 나타나는 의원, 말과 지갑이 따로 노는 사람들. 데이터를 따라가며 다섯 갈래로 풀어봤습니다. 끝까지 읽고 나면 "그래서 뭐?"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도록.
"기후를 약속해 놓고 아무것도 안 한 48명"
22대 의원 295명을 말(공약)과 행동(의정활동) 두 축으로 갈라놓고 보니, 한쪽으로 쏠린 그룹이 눈에 띈다. 공약 점수는 높은데 실제 행동 점수는 낮은 "약속안지킴" 48명이다.
22대 국회의 16.3%. 선거 때는 기후를 외쳤지만, 정작 법안 발의도 표결도 위원회 발언도 따라오지 않았다.
괴리 상위 10명
| 의원 | 정당 | 지역 | 격차 |
|---|---|---|---|
| 최은석 | 국민의힘 | 대구 동구군위군갑 | 36.0 |
| 전진숙 | 더불어민주당 | 광주 북구을 | 34.2 |
| 권영진 | 국민의힘 | 대구 달서구병 | 31.0 |
| 곽규택 | 국민의힘 | 부산 서구동구 | 30.9 |
| 이성윤 | 더불어민주당 | 전북 전주시을 | 29.9 |
| 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 서울 중구성동구갑 | 29.2 |
|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 경기 하남시갑 | 25.6 |
| 김용민 | 더불어민주당 | 경기 남양주시병 | 24.5 |
| 이종욱 | 국민의힘 | 경남 창원시진해구 | 22.2 |
|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 서울 중랑구을 | 22.0 |
정당별 분포
48명 안에 국민의힘 22명, 더불어민주당 23명, 진보당 1명, 무소속 2명. 약속만 하고 안 지키는 건 어느 한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출처: 22대 국회의원 공약 분석(기후메니페스토랩), 의안정보시스템 법안 발의/표결 데이터, pledge_vs_action.json
"기후법을 쓰면서 석탄 주식을 산 의원들"
기후 법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한편으로는 석탄·정유·시멘트 같은 반환경 기업 주식을 들고 있거나 더 사들인 의원이 34명. 말과 지갑이 따로 논다.
김소희 (국민의힘, 비례대표)
김소희 의원의 기후 법안 공동발의는 207건, 전체 6위로 적극적인 편이다. 그런데 자산 신고서를 펴 보면 석탄화력의 한 축인 한국전력 350주에 POSCO홀딩스 3주가 있고, 자동차 물류 기업 현대글로비스 주식은 1주에서 2주로 한 주 늘렸다.
기후법안 발의 + 반환경 주식 보유 상위 10명
| 의원 | 기후법안 | 보유 종목 | 보유액(만원) |
|---|---|---|---|
| 김소희 | 207 | 한국전력, POSCO홀딩스, 현대글로비스 | 7,002 |
| 이헌승 | 52 | 동국제강 | 164,496 |
| 김윤 | 47 | 현대모비스, E1, S-Oil | 26,603 |
| 안도걸 | 45 | 포스코 | 25,992 |
| 박덕흠 | 44 | 포스코 | 78,976 |
| 한병도 | 34 | 현대차 | 1,518 |
| 서천호 | 29 | 포스코 | 7,218 |
| 박상혁 | 26 | 한국전력 | 2,630 |
| 민형배 | 24 | POSCO, 현대차 | 18,710 |
| 박정하 | 24 | 현대차 | 5,372 |
시계열: 기후법안 내면서 반환경 주식 신규매수 · 증가 9명
2024년 8월 신규등록과 2025년 3월 정기변동 사이, 반환경 주식을 새로 사거나 보유량을 늘린 의원이 9명 있다.
| 유형 | 의원 |
|---|---|
| 신규매수 | 민형배, 손명수, 위성락, 유상범, 이강일 |
| 보유증가 | 김대식, 김소희, 모경종, 박상혁 |
출처: 국회공보 제2024-107호(2024.08.29), 국회공보 제2025-51호(2025.03.27), 의안정보시스템, cross_analysis.json, assets_timeseries.json
"찬성률 96%인데, 왜 불참이 진짜 반대인가"
22대 국회의 기후 관련 본회의 표결은 45건. 표를 던진 의원만 놓고 보면 찬성률이 96%를 넘는다. 반대 53표, 기권 178표가 전부다. 그런데 불참은?
표결에서 반대를 공식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기후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면 곧장 환경단체의 표적이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반대하고 싶은 의원은 그냥 표결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 국회에서 불참은 단순한 결석이 아니라 티 안 나게 반대하는 방법이다.
불참률 TOP — "투표한 적 없는" 의원들
| 의원 | 정당 | 지역 | 불참 | 불참률 |
|---|---|---|---|---|
| 김윤덕 | 더불어민주당 | 전북 전주시갑 | 40/45 | 88.9% |
| 권성동 | 국민의힘 | 강원 강릉시 | 38/45 | 84.4% |
권성동 의원은 45건 중 38건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표를 던진 7건은 전부 찬성. 숫자만 보면 찬성률 100%, "기후 지지 의원"처럼 읽힌다. 그러나 표결장의 84.4%에는 그가 없었다.
김윤덕 의원은 한 발 더 나간다. 45건 중 40건 불참, 88.9%. 5건에만 투표했고 모두 찬성. 찬성률 100%는 맞지만, 기후 법안 10건 중 9건엔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출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본회의 표결 데이터, climate_voting.json (22대 국회 기후 관련 45건 분석)
"공약 안 했는데 조용히 일한 76명"
선거 때 기후를 앞세우진 않았지만, 임기에 들어와서는 공동발의·위원회 발언·표결 참여로 조용히 실적을 쌓아 온 의원이 76명. 4분면 분석에서 "조용한실천"으로 분류된 사람들이다.
전체의 25.8%. 공약 없이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약속만 하고 안 지킨 48명보다 1.6배 많다.
조용한실천 행동점수 상위 15명
| 의원 | 정당 | 지역 | 행동점수 |
|---|---|---|---|
|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 비례대표 | 218.0 |
| 김소희 | 국민의힘 | 비례대표 | 203.0 |
| 박지원 | 더불어민주당 |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 160.8 |
| 이용우 | 더불어민주당 | 인천 서구을 | 149.7 |
|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 경기 안양시동안구갑 | 132.0 |
| 김상훈 | 국민의힘 | 대구 서구 | 125.3 |
| 김위상 | 국민의힘 | 비례대표 | 122.0 |
| 윤준병 | 더불어민주당 | 전북 정읍시고창군 | 122.0 |
| 김윤 | 더불어민주당 | 비례대표 | 111.2 |
| 조지연 | 국민의힘 | 경북 경산시 | 111.2 |
| 강준현 | 더불어민주당 | 세종특별자치시을 | 104.8 |
| 임미애 | 더불어민주당 | 비례대표 | 102.0 |
| 김선교 | 국민의힘 | 경기 여주시양평군 | 100.5 |
| 민형배 | 더불어민주당 | 광주 광산구을 | 100.4 |
| 주철현 | 더불어민주당 | 전남 여수시갑 | 94.8 |
1위 박홍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기후 법안 공동발의 262건으로 전체 3위. 공약 점수는 낮지만 "말 없이 일한" 대표 사례다. 국민의힘에서도 김상훈(대구), 김위상(비례), 조지연(경산), 김선교(여주양평) 등 여럿이 이름을 올렸다. 조용한 기후 행동에 정당은 큰 변수가 아니다.
출처: pledge_vs_action.json 4분면 분석, 의안정보시스템 공동발의 데이터
"2020 공약쥬스에서 배운 것"
2020년 21대 총선에서 기후 공약은 정당 공약 가운데 하위권이었다. 6년이 흐른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2020년 공약쥬스 프로젝트란?
시민 8명이 3개월에 걸쳐 "나랑 어울리는 정당을 찾아주는" 공약 기반 선거조언 웹서비스를 만든 일이다. 21대 총선 각 정당의 공약을 분류해, 유권자가 자기 관심사와 맞춰볼 수 있게 했다.
2020년 핵심 발견
- 기후/환경 공약 비율은 전체 정당 공약 중 하위권이었다
- 유권자의 관심도 경제, 부동산, 교육에 집중 — 기후는 "있으면 좋지만 투표 결정 요인은 아닌" 이슈
- 공약의 구체성이 극도로 낮음: "탄소중립 추진" 같은 선언적 문구가 대부분
- 정당 간 기후 공약의 차별성이 거의 없어 유권자가 비교 불가능
6년 뒤, 2026년의 현실
숫자만 보면 폭발적으로 늘었다. 기후 법안 499건, 참여 의원 300명. 그러나 이 보고서가 짚어낸 그림은 좀 다르다.
- 48명은 약속만 하고 안 지켰고
- 34명은 기후법을 쓰면서 반환경 주식을 보유했고
- 9명은 반환경 주식을 신규매수하거나 늘렸고
- 불참률 80% 이상 의원이 여전히 존재한다
2020년이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공약의 양이 아니라 질과 이행을 봐야 한다. 6년 전엔 공약 자체가 모자랐다면, 지금은 공약은 넘치는데 이행이 비어 있다. 문제의 모양이 달라졌을 뿐이다.
출처: 공약쥬스 2020 프로젝트 기록, 22대 국회 기후메니페스토랩 전체 분석 데이터